[퇴직 후 일과 삶 #1] 퇴직, 언제 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

“49.3세”

무슨 나이일까요?

2022년 국회미래연구원 ‘정년제도와 개선과제’ 보고서에 나타난 주된 직장 퇴직 연령이에요. 주된 직장이란 내가 가장 오래 다녔던 회사를 말해요. 그리고 이 나이는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어요. (2012년에는 53세였어요.)

정년 제도가 있기는 하지만 정년까지 회사를 다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공무원 또는 공기업이 아닌 일반 기업에 다니는 직장인들 중에 정년까지 다니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생산직이라면 몰라도 사무직이라면 정년까지 회사를 다닌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거든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4050 직장인들은 퇴직 시점에 대해 다양한 고민을 해요. 
고민은 크게 둘로 나뉘어요.

“그래, 어차피 정년까지 다니지 못할 거면 하루라도 빨리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회사 밖은 지옥이래. 아니꼽고 치사해도 끝까지 버티는 것이 남는 장사야.”

두번째 반응은 아마 만화 ‘미생’의 그 유명한 대사와 비슷해요. ‘밀어낼 때까지 그만두지 마라. 회사가 전쟁터라고? 밖은 지옥이다.’ 많은 직장인들이 격렬하게 공감했던 대사예요.
두번째 반응의 또 다른 이유가 있어요. 퇴직 이후의 일과 삶을 잘 만들어 가는 선배들을 많이 보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이 선배들도 비슷한 이야기를 후배들에게 해요. ‘회사 밖은 쉽지 않다.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텨라.’

하지만 현실은 어떨까요? 희망퇴직이든 자발적 퇴직이든 모든 직장인은 회사를 언젠가는 반드시 떠나야 해요. 피할 수 없는 현실이에요.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중요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까요? 

언제 그만두는 것이 나에게 가장 유리한가? 

피할 수 없는 퇴직이라면 퇴직을 가장 잘 활용하자는 측면의 물음이에요. 물론 개인마다 처한 상황, 특히 재무적인 준비 정도가 다 다르긴해요.
예를 들어 은행에 다니는 직장인라면 55세에 명예퇴직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법정퇴직금 이외에 특별퇴직금도 받을 수 있으니까요. 또한 자녀 학자금 지원도 받을 수 있고요.
일반 기업에 다니는 직장인라면 회사가 구조 조정할 때를 기다렸다가 법정퇴직금과 위로금을 함께 받고 그만두는 것이 가장 좋을 수 있어요.

문제는 회사를 나와서 무엇을 할 것인가?예요.명예퇴직을 하든 희망퇴직을 하든 대부분의 직장인은 퇴직 이후에도 일을 계속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퇴직 시점은 어떻게 결정될까?

퇴직 시점은 퇴직 이후 ‘할 일’이 얼마나 준비되어 있는가에 달렸어요. 

퇴직 이후 ‘할 일’이 준비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희망퇴직을 오히려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거예요. 퇴직금과 위로금을 일시불로 받고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으니까요. 

예전에 희망퇴직 위로금을 3번까지 받았던 사람이 있었어요. 희망퇴직이 대부분 직장인들에게는 달갑지 않은 경험이지만 이 분은 오히려 주변에서 모두 부러워하는 사람이 되었죠. 왜냐고요? 희망퇴직 3번 동안 받은 총 위로금이 매우 컸으니까요. 물론 퇴직 이후에도 재취업을 해서 일을 하고 있기도 하고요.

퇴직 시점 결정에 대해서 만큼은 매우 이기적이 되는 것이 좋아요. 퇴직이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 나에게 가장 유리한 방향으로 활용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니까요. 그리고 이 선택을 누구도 비난할 수 없어요. 

‘위기는 곧 기회이다’라는 말, 상투적이긴 하지만 진리이기도 해요. 퇴직이라는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가장 잘 표현한 말 아닌가요? 이제는 퇴직이라는 위기를 어떻게 하면 기회로 삼을 수 있을지 고민해보고, 현명하게 대처 할 필요가 있어요. 

퇴직을 기회로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핵심은 퇴직 이후 ‘할 일’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에요. 

다음 글에서 퇴직 이후 ‘할 일’을 어떻게 찾고 준비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볼 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