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성공 분투기 #1-2] 그렇게 회사를 나왔다.
뭐 좋은 이야기라고 집에 어떻게 이야기했는지,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이야기하겠는가?
다 아는 삼류통속극 같은 이야기였기에 그 이야기는 생략하고 싶다. 하지만 그 3개월 동안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궁금해 할,
나의 길을 걸어야 하는 아니 걷고 있을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대충 이야기는 해 볼까 싶어 이야기를 시작한다.
잠깐 이야기하다 말았는데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돈과 앞으로 써야 할 돈을 생각해 보니 창업은 엄두도 못 낼듯해서
창업 쪽은 아예 생각하지 않았다. 괜히 그나마 있던 돈마저 날리면 진짜 쪽박차는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래서 회사의 전직 지원 프로그램이나 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내 돈 드는 것도 아니고 프로그램을 보니 한번 들을 만하다는 생각도 들었으니까...
근데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전직 지원 프로그램은 그냥 전직 지원 프로그램이다.
내 동기 이 부장은 이게 엄청나게 도움이 될 걸로 생각했는지 정말 열심히(아 그놈은 원래 열심히 하는 놈이었다.
그렇게 열심히 일해 봐야 결국 명퇴 대상자가 되었지만) 듣던데 나야 뭐 원래 이런 거 믿지 않아서 듣는둥 마는둥 했다.
그래도 혹시나 해 빠지지 않고 듣기는 했다.
이직은 내 경력을 살려 동종업계로 취직하는 것이고, 전직은 아예 다른 일을 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
내 맘속엔 이 무슨 DOG 소리냐는 생각이 삐죽삐죽 올라오기도 했다. 하지만 라포를 형성하고 니즈를 파악하고
자기분석을 통한 방향을 탐색하면서 어쩌면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 후 커리어 목표를 설정하고, 구직 역량 강화 관련 이야기도 듣고, 마지막으로 지원 및 셀프 마케팅 시간에
내가 가고자 하는 기업 탐색도 하고, 네트워킹 전략도 배우고 인터뷰 및 협상전략도 배웠더니 취업이 생각보다
쉬울 수도 있겠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도 생겼었다. 물론 실제 퇴직 후 재취업 전선에서 부대껴 보기 전까지 말이다.
집에는 어떻게 이야기했냐고?
이건 진짜 넘어가겠다. 그냥 생각하는 그대로니까.. 그래도 남들처럼 회사 잘린 후에도 출근하는 척하면서
어디 공원에 가서 혼자 밥 먹고 그러지는 않았다.
나름 집에서도 실직 이후 어떻게 해야 할지 식구들하고 이야기도 하고 다시 열심히 취업해서
식구들 밥 굶기는 일은 없게 하겠다며 큰소리를 치기도 했다. 물론 이것도 실제 퇴직 후
재취업 전선에서 부대껴 보기 전까지 말이다.
그리고 드디어(이게 드디어라고 이야기할 일인가 싶긴 하지만) 내 인생에서 가장 빠르게 지나간 3개월이 된 아침,
대충 짐을 챙겨서(신기하게 한 박스가 다 안 되었다. 내 인생 거의 모든 것이었던 곳에서 나온 짐이)
그렇게 회사 밖을 나선 게 벌써 6개월 전이다.
다음 편 : [2-1편] 어디에도 내가 갈 곳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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