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성공 분투기 #2-2] 어디에도 내가 갈 곳은 없었다.

내 능력을 사 줄 회사가 이렇게 없다니…슬슬 조급해지는 마음에 좌절이 더해지기 시작했다.

분명 어딘가에는 내 능력을 보고 내가 필요한 곳이 있을 거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찾아보았다. 그래도 이 정도 회사라면 이력서를 보낼 만하다고 생각하는 여섯 군데 회사에 구직서류를 보냈다.

그런데 연락이 없었다.

뭐 그럴 수도 있지, 아무래도 윤부장 말처럼 중고니까라고 생각하며 다시 찾았다. 이번에는 내 기준보다 조금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회사 20여 곳을 어렵게 찾아 서류를 보냈다. 그리고 당연히 이 중에는 연락이 올 것이라 생각했다.

이번에도 역시 연락이 없었다.

그렇게 또 2개월이 흘렀다.

황당한 마음보다 당황스러운 마음이 더 컸다. 나를 내려놓았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나는 이 세계에서 더 이상 쓸 수 없는 폐품이 된 걸까?

아니 정말 중고도 아닌 건가?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는 내 자신이 싫었다.

그러다 같이 퇴직했던 동기 이부장이 취업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부장에게 연락하고 약속을 잡았다. 워낙 부지런하고 뭐든지 열심히 하는 친구라서 그런지 취업도 잘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이부장을 만난 곳은 안산의 어느 공업단지 근처 카페였다. 그러니까 이부장은 안산에 있는 중소기업에 임원으로 취업이 된 것이다. 어제의 용사가 다시 만난 즐거움도 잠시, 난 내가 찾아온 목적을 이야기했다.

”어떻게 취직한거야, 난 아무리 이력서를 보내도 연락이 없던데?” 

이부장은 빙그레 웃으며 나를 쳐다보았다.

”나라고 용빼는 재주 있나, 여기저기 마구 쑤셔댔지…내가 또 한 근성하잖아. 근데 연락이 없더라고 연락이…”

“그래서 결국 아는 선배 여럿한테 연락했지. 나 좀 써 달라고”

“마침 한 선배 회사에 마케팅파트장이 필요한 상황이었고…그래 결국 아다리가 맞은 거야.”

“어찌 보면 운이기도 하고…”

아! 그래 인맥이었구나.

나는 나 스스로 일자리를 찾아보겠다며 인맥은 일단 배제했는데… 결국 우리 나이에는 인맥으로 갈 수밖에 없는 건가?

그럼 나도 이제라도 연락해 보고 나의 상황을 알리는 작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이부장과 헤어졌다.

먼저 들어간다고 나가는 이부장의 어깨가 이상하게 힘이 없어 보인 것은 나의 착각이라고 그때는 그렇게 생각했다.

이부장을 만나고 돌아온 날 후부터 다시 힘을 내자는 생각으로 취업포털을 계속 뒤지며 이력서를 보냈다. 아울러 주변 선,후배들에게 나의 상황을 알리기 시작했다. 연락을 받은 사람들은 때론 난감해하기도 하고 때론 빈말이라도 알아본다고 하며 통화를 끝냈다. 그러나 내게 온 연락은 그 어디에서도 없었다.

그렇게 또 2개월이 흘렀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깨달았다.

나는 재취업시장에서 세상 물정 모르는 철없는 어린아이었다.

다음편에 계속~
[ 연재 예정 : 3-1편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